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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칼럼

새로운 질문의 세계로 이끄는 코칭 질문


나는 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질문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새로운 질문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떠오른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 처음 질문은 사라져버렸다.

- 코치 다니엘심-            



  코치가 고객에게 던지는 질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은 질문 자체가 가진 속성에서 나오는 힘과 코칭 관계라는 환경에서 나오는 힘이 만나서 정확히 한 점을 향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질문 자체의 힘은 그 질문이 던져지는 순간과 동시에 답을 찾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에 있다. 하지만 그 동기는 질문과 질문을 받는 사람의 삶의 맥락이 만나야만 형성될 수 있다. 맥락과 만나지 못한 질문은 자갈밭 위에 떨어진 씨앗처럼 아무런 열매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것이 좋은 질문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좋은 씨앗도 자갈을 뚫고 뿌리를 내릴 수는 없다.
  코치는 고객과 코칭 관계를 맺으면서 고객이 가진 삶의 맥락을 공유한다. 그렇기 때문에 코치는 고객에게 삶의 맥락을 향한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코치의 의식 수준과 직관에 따라 나오는 강력한 질문과 고객이 가진 삶의 맥락이 정확하게 만나는 순간 그 질문은 놀랍게도 고객 스스로 이미 갖고 있던 새로운 질문을 떠오르게 만든다. 이 질문이 고객에게 강력한 질문이 된다면 처음 던져진 질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된다. 진짜 질문을 끌어내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몇 가지 코칭 질문이 고객이 가진 삶의 맥락과 만날 때 어떤 새로운 질문을 떠오르게 할 수 있는지와 그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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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고객님의 인생에 그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새로운 질문] 내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코칭 대화가 진행되는 도중에 고객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대화에서는 본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이유를 묻지 않는다. 스스로 말했기 때문에 그것이 왜 중요한지는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스스로 말한 내용이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질문은 바로 그 비어있는 틈을 보게 만드는 질문이다. 고객이 이 질문을 받으면 스스로 꺼낸 주제에 대해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다가 내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 가치가 명확하다면, 처음 질문은 자신이 꺼낸 주제가 가치를 만족시키는 것인지 묻는 질문으로 바뀌게 되고, 그렇지 않다면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대화의 초점은 이제 단편적인 주제에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것으로 확장된다.


[질문] 지금 말씀하신 상황을 비유로 표현하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질문]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전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코칭 대화 중에 고객이 스스로 처한 상황 자체에 깊이 매몰되어 있어서 또다른 시각을 갖지 못하고 고착되는 경우가 있다. 고객 자신이 그 상황의 일부이기 때문에 상황과 분리가 되지 못하고, 같이 매여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고객이 처한 상황과 고객 자신은 분리될 수 없다. 하지만 새로운 차원의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분리해 보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유용할 경우가 많다. 이 때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다.
   비유는 고객이 처한 상황을 또다른 비유의 세계에서 재창조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그 상황 속에서 빠져나와 전체적이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준다.또한 비유로 생각해 보는 과정 자체에서 고객은 자신이 상황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이 자체로도 상황 자체에 매몰되었던 스스로를 자각하고 빠져 나오게 만들어준다.
  비유를 사용해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게 되면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고, 생각지 못한 새로운 답을 찾게 된다.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답을 찾았다면 이제 비유에서 벗어나 다시 자신의 실제 상황속으로 그 답을 가지고 들어가면 된다.


[질문] 지금 말씀하신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시겠어요?

[새로운 질문] 나는 이 주제의 진짜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코칭 대화가 길게 이어지는 것은 고객에게 마음껏 생각과 감정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에서는 유익하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친다면 만들어진 공간 속에서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애초의 유익도 사라져 버린다.
  이런  경우 일정하게 매듭을 짓고, 새로운 다음 발걸음으로 나가게 만드는 위와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한 단어로 표현해 보려는 노력 속에서 전체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로 압축되며, 그 과정 가운데 스스로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어떤 경우에는 고객이 의도적으로 핵심을 피해 이야기를 펼치기도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직면하기를 원치 않는 잠재적인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숨은 의도를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한 단어로 표현해 보도록 묻는 질문은 바로 그런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이 된다.
  이 질문을 통해 고객은 주제에 대한 자신의 진짜 생각을 알게 되고, 진정한 한 방향의 핵심을 향해 나가게 된다. 또한 한 단어를 찾는 가운데 미처 몰랐던 또다른 맥락을 발견하게 된다.


[질문] 단 1% 도 실패할 확률이 없다면 어떤 것을 해 보고 싶으신가요?

[새로운 질문] 나는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을 도전해 보려는 마음이 있는가?
 


  고객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가기를 주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이유는 무척 타당하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너무도 타당한 이유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합리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합리적인 상황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순간에도 현실에 안주하게 만드는 불합리를 낳는다는 것이다. 명백하게 타당해 보이는 이유가 있을수록 그 상황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런 경우 새로운 가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목표를 올려놓을 수 있는 위와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이 질문을 통해서 수많은 합리적인 이유들 때문에 1%의 성공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1%의 실패 가능성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반전된다.
  일단 가정을 통해 그 상황을 뛰어넘고서 목표를 생각하게 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목표들이 보이게 된다. 놀라운 것은 그 새로운 목표들이 기존에 생각한 수많은 합리적 제약들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합리적인 이유가 실은 불합리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 질문은 고객 스스로 정말 원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를 묻게 만든다. 온갖 타당해 보이는 이유로 포장해서 도전 자체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감춘 사람들에게 정말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은 또다른 가능성을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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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코치의 직관고객의 맥락이 만나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서 원래 질문과 새로운 질문, 그리고 두 질문 가운데 펼쳐지는 새로운 공간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이 질문들 외에도 코칭 관계를 통해 수많은 좋은 질문이 던져질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발견과 도약의 가능성은 그만큼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질문 중에서도 위와 같이 새로운 질문을 고객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질문이 더욱 좋은 질문이다.  한 마디로 '새로운 질문을 낳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그럼 이제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  

'나는 어떤 질문들을 가지고 있는가?'


  코칭을 하는 코치, 코칭을 받는 고객 모두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 새로운 차원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현상에서 멈춰버리게 만드는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 10분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이 시간을 통해서, 주어진 답을 생각하는 한 달의 시간보다도 더 깊이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어떤 질문을 갖느냐는 어떤 답을 갖느냐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미지출처: Flickr  c.zwerg, - Cristina -